링컨이 뱀파이어를 때려 잡는다는 황당무계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이 영화에서 스토리의 진중함과 개연성을 기대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렇다(...). 링컨의 삶에 뱀파이어를 집어넣어 꽤나 흥미롭기는 하지만 거기까지다. 특히나 남북전쟁이 사실은 '뱀파이어와의 전쟁' 이라는 부분에서는 재미를 넘어 황당하기까지 하다.


사실 이런 영화의 주 목적인 볼 거리 부분에서도 조금 부족한 면이 있다. 하지만 장작 도끼(...)를 최대한 살리려는 노력이 보이는,  비현실적이면서도 어찌보면 가능할 것 같은 동작들은 굉장히 흥미롭다. 이 영화는 남북전쟁을 다르는 후반부가 조금 지루해지는데 아마 이 전투신에 모든 역량을 투입하느라 그런 것 같다(...)


그러니까 결론적으로 이 영화는 B급이다. 킬링타임용으로 보면 적당하지만 일부러 찾아볼 가치는 낮다.

하지만 링컨이 뱀파이어 헌터였다는 소재의 참신함만은 B급 영화들 중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Ps. 근데 관련 자료 보니 이거 원작 소설이 있다더라, 흐음.


개인적으로 로맨스 장르는 꺼려하는 편이다. 세상에 얼마나 많은 참혹하고 비참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남녀가 하하호호 하는 걸 보고 있느냐 하는 느낌이 의식의 바닥에 깔려있다. 그렇다고 아예 안 보지도 않는데 생각해보면 로맨스 영화 꽤 많이 봤다. (...) 그러니까 보기 전에 거부감이 조금 있을 뿐이지 정작 볼 때는 내용을 즐기는 것 같다. (뭐야 이게)


8월의 크리스마스는 현재까지도 가끔 거론될 정도로 작품성을 인정받은 작품이다. 보게 된 건 아주 우연히, 정말 아무 생각없다가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그 시작은 위에 걸어놓은 정원(한석규)의 사진 이었다. 어떻게 보면 단순한 독사진인데 이상하게 계속 기억속에 남았다가 케이블 TV영화 채널에서 방영할 때 자리에 앉아 시청했다.


이 영화는 별로 로맨스 장르의 냄새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더욱 집중해서 볼 수 있었다.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남자의 이야기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에, 그런 남자의 사랑과 이별이기에 마지막 장면을 보고 나서는 가슴이 먹먹해졌다.  담담하게 이어지는 이야기도 장점이다. 헐리웃의 연애영화들처럼 화려한 연출과 기가막히게 작위적인 내용이었더라면 길게 이어지는 여운은 없었으리라.


영화를 보는 내내 90년대 한국으로 돌아간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당시의 생활상이 잘 표현되어 있는 건 덤이었다.


보통 과거에 만들어진 호러 영화의 경우, 시간이 흐르면서 퇴색된 특수 효과 때문에 그 당시에 봤다면 놀랐을 테지만 현대에 와서 보면 무섭기는 커녕 헛웃음이 나오는 상황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 영화는 한정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인간과 인간의 불신이 주제이기 때문에 20년 이상 지난 지금봐도 개봉 당시와 거의 다름없는 긴장감을 느낄 수 있다.


당시 최고 수준의 특수 효과로도 부족하지 않다. 물론 현재의 눈높이에서 보면 2% 부실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 부족한 부분은 주인공들의 적인 '생물체'의 기묘하다 못해 소름이 끼치는 디자인으로 충분히 채워진다. 머리에 달린 거미 다리라던가, 몸에서 튀어나온 장기에 달린 얼굴이라던가. 보고 있으면 눈을 돌리고 싶어질 정도다.


다소 뜬금없게 느껴지는 초반부와는 다르게 극이 진행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후반부의 암울함은 영화를 완벽에 가깝게 한다. 호러 장르에서 거대한 만족을 느낄 수 있는 몇 안 되는 영화.